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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이사하기

by 마을지기 posted Jun 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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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10-06-28
출처 박동규, 《삶의 길을 묻는 당신에게》(모아드림, 1999), 181쪽
책본문 며칠 전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어느 사람이 비오는 날 이사를 가는데, 옆집에 사는 어느 아주머니가 '비오시는 날 이사를 가네요'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사 날짜를 잡아 놓았는데 비가 오네요'라고 대답을 하였단다.

그런데 이삿짐을 실으면서 생각해 보니 은근히 부아가 나더란다. '이사가는데 비가 오네요' 해야 할 것을 '비가 오는데 이사 가네요'라고 바꾸어 놓으니까 마치 비오는 날을 기다리다가 이사를 가는 사람처럼 들리더라는 것이다.
결국 둘 다 같은 말이기는 하지만
말의 효과는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비 오는 날 이사"는 이사하는 사람의 책임,
"이사하는 날 비"는 하늘의 책임이니까요.

무심코 던지는 말이라도, 상대에게 책임을
묻는 듯한 발언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 오는 날 이사하사네요!"보다는
"이사하시는 날 비가 와서 어쩌죠?"처럼.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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