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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6월의 전쟁은

by 마을지기 posted Jun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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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10-06-24
출처 이어령(李御寧), 《말》(문학세계사, 1988), 234-235쪽
책본문 그 때, 그 6월의 전쟁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言語는 감자 껍질만도 못한 것이다. 피난민 막사의 그 봇짐 속에는 남루한 담요와 몇 벌의 수저, C-레이션 깡통 속에 몰래 숨겨둔 우유 가루는 있었어도 詩集은 없었다.

그 때, 그 6월의 전쟁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짐승처럼 살아가는 법을. 유탄에 맞지 않기 위해서 한 마리 구렁이처럼 뱃가죽을 흙에 대고 기어가는 포복의 기법을. 울부짖고 할퀴어지고 물어뜯고 더러는 헐떡거리다 눈치 빠르게 도망치는 짐승들의 뜨거운 숨결.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어금니와 발톱이었다.
사용처 1. 20100620 일 한울교회 주일예배 설교.
2. 20141119 노자왈 소자왈 69장.
도면으로 보는 전쟁, 화면에서 보는 전쟁과
실제 전쟁은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쟁은 인간과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괴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전쟁의 기본은 우리 편과 적의 편을
간단하고 명확하게 가르는 것입니다.
그 양분법 앞에서는 정의란 없습니다.
사람을 짐승으로 만드는 것이 전쟁입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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