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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기 싫다는데…"

by 마을지기 posted Sep 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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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10-02-23
출처 한홍구, 《특강―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한겨레출판(주), 2009), 366-367쪽
책본문 저는 촛불이 민주주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쇠고기 안전 문제, 건강 문제만이 아니죠. 옛날처럼 직선제 투표 같은 것만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제 먹는 문제도 민주주의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는 겁니다.

10대가 불만스러워한 것이 뭘까요? "내 입에 들어갈 것을 왜 니들이 마음대로 정해? 내가 먹기 싫다는데 왜 자꾸 먹으라고 난리야." 누가 정하느냐의 문제죠. 이거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문제였던 겁니다. 이 부분이 손상당한 거죠.
두 해 전 미국산 소고기 정국을 기억하시지요?
그때 십대들이 촛불의 주역이 됐었습니다.
'대충 먹고 살면 되지 뭘 그러느냐?' 하는 것은
어른들의 생각이고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음식 투정에,
무식한 부모는 윽박지르거나 폭력을 휘두르고
미련한 부모는 그 투정을 다 받아주지만
지혜로운 부모는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