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신록 예찬

by 마을지기 posted Apr 28, 2010
Extra Form
보일날 2010-05-03
출처 이양하, 《이양하 수필 전집》((주)현대문학, 2009), 84쪽
책본문 봄, 여름, 가을,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중에도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우거진 이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이양하수필집》(1947)에 실린 글입니다.
아마도 선생께서 연희전문학교에 근무하면서
쓴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과서에도 보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했지만, 앉은 자리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눈을 감으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전대환의 책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517 2010-05-31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 5070
1516 2010-05-28 오, 우주여! 5417
1515 2010-05-27 한국전쟁 직전의 분위기 5134
1514 2010-05-20 전쟁에 대하여 5503
1513 2010-05-19 남자들은 고분고분한 여자를 좋아할까? 5967
1512 2010-05-18 30년 전 광주 시민들 5143
1511 2010-05-17 필재(筆才) 4646
1510 2010-05-14 왜? 어째서? 4754
1509 2010-05-13 지식보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4664
1508 2010-05-12 참 불공이란? 4600
1507 2010-05-11 오성(悟性)이 예민해지는 때 4580
1506 2010-05-10 작지만 완벽하다! 4608
1505 2010-05-07 명창 권삼득 4837
1504 2010-05-06 애기똥풀 4798
1503 2010-05-04 조랑말 타고 학교 가는 아이 4757
» 2010-05-03 신록 예찬 4684
1501 2010-04-30 가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4947
1500 2010-04-29 제비 4516
1499 2010-04-26 계시의 순간 4837
1498 2010-04-23 뇌를 활성화시키려면 48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