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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살고 싶소!”

by 마을지기 posted Feb 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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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9-11-20
출처 알랭 르 니네주(김웅권 역), 《프랑스 고교생들의 우화철학》(이루파, 2005), 32-33쪽
책본문 어느 날, 포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장자에게 주나라의 왕이 대신 두 명을 보내 이런 제안을 했다.

“군주께서 당신에게 영토를 맡기고자 하십니다.”

장자는 낚싯대를 들어 올리지도,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대답했다.

“주나라에는 3천 년 전에 죽은 신성한 거북 한 마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소. 당신들의 왕은 보자기로 싼 바구니에 거북의 등껍질을 넣어 조상들을 모신 사당에 간직하고 있다지요. 그 거북은 바구니 속에서 영원히 숭배의 대상으로 남길 원했겠습니까, 아니면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면서 살고 싶어 했겠습니까?”

두 대신이 대답했다.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면서 살고 싶었을 것입니다.”

장자는 말했다.

“물러들 가시오. 나 역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면서 이곳에서 살고 싶소.”
죽어 박제(剝製)된 채로
사람들의 숭배를 받는 것보다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더라도
살고 싶은 것이 거북의 본심일 것입니다.

살아서 자유를 누리느냐,
죽어서 영화를 누리느냐,
답은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후자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마을 옹달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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