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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토끼

by 마을지기 posted Oct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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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3-10-12
실린날 2001-12-16
출처 들은이야기
원문 우리 집 개가 한참을 짖더니 이상한 물체를 물고 왔다. 다가가서 보니 '헉!' 옆집 딸들이 그렇게 아끼던 하얀 토끼가 흙이 잔뜩 묻어 죽은 채 우리 집 개의 입에 물려 있었다. 난 나의 등에서 땀이 나는 걸 느꼈다.

`아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저 망할 놈의 개쉑!'

워낙 옆집 딸들이 애지중지하던 토끼였기에 난 완전범죄를 계획하기로 했다. 좀 찜찜하긴 하지만 죽은 토끼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와 욕탕에서 털이 새하얗게 될 때까지 씻었다.

우선 그렇게 해서 흙 묻은 걸 없앤 뒤에 드라이기로 털을 뽀송뽀송하게 말렸다. 역시 흙이 묻은 노란 리본도 깨끗하게 빨아 건조시킨 뒤 토끼의 몸에 그대로 묶었다. 이 정도면 자연사했다고 볼 만했다. 마침 담 너머로 보이는 옆집 뜰에 아무도 없길래 뛰어 넘어가 토끼장에 죽은 토끼를 반듯하게 넣어두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망할 놈의 '개쉑' 하면서 원망을 하고 있을 때 옆집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곧 웅성거리는 소릴 들을 수가 있었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옆집 담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 집 딸들과 아저씨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말했다.

"토끼가... 토... 토끼가..."

난 양심이 찔렸지만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토끼가 어쨌단 말이죠?"

그러자 그 집주인이 말했다.

"어느 정신 나간 놈이 어제 죽어서 뜰에다 파묻어 놓은 토끼를 파헤쳐서 토끼장에 도로 넣어놨어요!"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군요.^^
어쩌자고 그런 황당한 짓을?
세상에 '완전범죄'란 없는 법인데...

잘못을 저질렀을 때의 최선의 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일입니다.
다행히 상대가 용서하면
그걸로 기쁜 일이고,
용서하지 않는다면
자기가 저지른 일이니
달게 받으면 되겠지요.
그래야 그 다음 행동이
자유스러워집니다.

성경에 보면 '진리'를 가리켜
허리띠에 비유했습니다.
허리띠가 시원치 않으면
바지가 흘러내릴까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지요.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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