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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별 오고가는 편지

by 마을지기 posted Dec 2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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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3-12-29
실린날 2003-01-03
출처 스포츠투데이
원문 ▶이등병 때

부모님 전상서.

북풍한설 몰아치는 겨울날 불초소생 문안 여쭙습니다.

저는 항상 배불리 먹고 잘 보살펴주는 고참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대한의 씩씩한 남아가 되어 돌아갈 때까지 잘 지내십시오.

(엄마의 답장)

사랑하는 아들에게.

군대 가고 소포로 온 네 사복을 보고 밤새 울었다.

추운 날씨에 우리 막둥이 감기나 안 걸리고 생활하는지 이 엄마는 항상 걱정이다.

집안은 모두 편안하니 걱정하지 말고 씩씩하게 군생활 하길 바라마.

▶일병 때

어머니에게

열라 빡쎈 훈련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어제 무좀 걸린 발이 도져서 걱정입니다.

군의관에게 진료를 받았더니 배탈약을 줍니다.

용돈이 다 떨어졌는데 보내주지 않으면 옆 관물대를 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의 답장)

아들에게.

휴가 나와서 네가 쓴 용돈 때문에 한 달 가계부가 정리가 안 된다.

그래도 네가 잘먹고 푹 쉬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구나.

다음번 휴가 나올 땐 미리 알려주기 바란다.

돈을 모아놔야 하거든.

그리고 군복 맞추는 값은 입금시켰으니 좋은 걸로 장만해라.

(아빠 군대 때는 그냥 줬다던데…)

▶상병 때

엄마에게.

왜 면회를 안 오는 거야!

어제 김일병 엄마는 먹을 거 잔뜩 사들고 와서 내무실에 풀고 외박 나가서는 아나고회도 먹었다더라.

엄마는 어떤 땐 내 친엄마가 아닌 것 같애. 투덜투덜….

(엄마의 답장)

아들아!

수신자 부담 전화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어째서 너는 군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그렇게 자주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슨 놈의 휴가는 그렇게 자주 나오냐?

누굴 닮아 저 모양이냐고 어제는 아빠와 둘이 대판으로 싸웠다.

내가 이겨서, 너는 아빠를 닮은 것으로 결정났다.

▶병장 때

어떻게 군생활을 지금까지 했나 용해.

보내준 무쓰가 다 떨어졌으니 하나 더 보내줘.

헤어스타일이 영 자세가 안 잡혀.

어제는 내가 몰던 탱크가 뒤집어져서 고장났는데 내가 고쳐야 된대.

엄마 100만원이면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의 답장)

너 보직이 PX 병이란 진실을 이제 알아냈다.

그동안 탱크 고치는 데 가져간 돈 좋은 말할 때 반납하기 바란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니 말뚝 박아서 생활해 주면 좋겠다.

니가 쓰던 방은 어제부터 옷방으로 쓰고 있다.

벌써 26개월이 다 지나간 걸 보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초년과 말년이 이렇게 다르군요.^^

벌써 올해가 며칠 안 남았지요?
처음 맞이할 때의 마음과
요즘의 마음이 어떻습니까?
'처음처럼...' 하는 노래도 있듯이
뭐든지 처음처럼만 하면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가정생활, 학교생활, 직장생활,
그리고 한 해의 생활...
처음 마음을 잊지 말고 살아야지요.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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