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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에서 도미노 피자 시켜먹기

by 마을지기 posted Mar 2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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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3-29
실린날 2005-03-29
출처 인터넷한겨레유머게시판
원문 시간이 시간인지라...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종업원이 다짜고짜 붙어서 주문 하라는데. 잠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친구 오니깐 친구 와서 주문하겠다고.

그리고 나서

"1588-3082 도미노 피자~ 유휴~"

를 떠올리며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닫았습니다.

피자헛에서 도미노를 시키면 피자헛이 당황해하고 그 안에 있는 제가 당황해 할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도미노에서 주문 받는 사람이나 배달할 사람까지 생각하니 갑자기 행동에 브레이끼가 작동 되더군요.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매일 매일 들르는 회원분들께서 기다리신다고 하니 점점 가속을 달려보기 시작했습니다.

1588-3082 뚜~~~뚜~~~

전화를 받는 그 놈에게...(그녀가 아닌 그놈이었음.)

"여기 xx피자헛 2층인데요. 하프 앤 하프로 포테이토 피자랑 베이컨 체다 치즈 갖다 주세요. ttl은 xxx-xxx-xxxx-xxxx예요. 2층 구석자리에 베이지색 폴로모자 쓰고 흰색 봄버에 베이지색 면바지 입은 사람이에요."

"네? 뭐라구요? 진짜요? 우하하하 -_-;; 출발하기 전에 확인 전화 드리겠습니다. 콜라는 필요 없으세요?"

"콜라는 여기서 큰놈으로 시켜 먹을거에요. 샐러드도. 아참 갈릭소스 2개 갖다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이윽고 친구가 오고 종업원이 다시 왔습니다.

"저기 피자 말고 샐러드바랑 윙이랑 콜라 주세요."

"피자는 주문 안하세요?"

"예. 피자헛은 샐러드랑 콜라가 좋아서 오거든요."

"네... 잠시만요... 알겠습니다."(매니저한테 가서 물어보는듯 했습니다.)

우리가 샐러드바를 이용하고 콜라를 받고 나서 도미노 배달요원이 도착했습니다.

핼멧 쓰고 귀마개에 마스크까지. 중무장을 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그 배달요원은 눈에는 미칠듯이 터질듯한 실핏줄, 그리고 떠는 듯한 목소리. 어쩔줄을 몰라 했습니다. 저와 친구 역시 어느정도 감안을 했지만 배달요원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정확한 돈을 지불하였고. 배달요원은 황급히 제가 있던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 때에 주위에는 시끌시끌 했습니다. 미친놈 아니야 하면서 보는 사람도 있었고 제 표현대로 존네 웃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피자헛 직원들은 굳어 있었습니다.

저 역시 굳어 있었습니다.

제 친구 역시 굳어 있었습니다.

엄청난 시선을 받으면서 우리는 포장을 열고 먹었습니다.

꽤 맛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우겨 넣었으니까.;;;;;;

안 먹고 나오기도 그렇고... 먹고 나오자는 것도 쫌 모하고...

1조각씩 먹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제 또래 남자분께서 자기 피자랑 한 조각 바꿔 먹자고 하더군요. --;; 자기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

어쨌든 그분이랑 피자 바꿔 먹기도 하고 제가 있었던 2층은 개콘보다 더 웃긴 곳이 돼 버렸습니다.

여튼 피자헛에서 도미노 피자 먹기는 성공하였습니다.

다음에는 탕수육이 맛있는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을 시키고 짬뽕 맛있는 집에 배달시키고 짜장면이 맛있는 집에 배달시켜 볼랍니다.
실제로 이런 친구가 있을까요?
재미를 찾는 방법 중
남을 황당하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게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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