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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쓴 반성문

by 마을지기 posted Dec 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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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3-12-02
실린날 2002-11-26
출처 스포츠투데이
원문 저는 어제(11월13일) 7교시 끝나고 간다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7교시 중에 학교를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수업시간 중에 자리를 이탈하는 불량학생이며, 파렴치한이며, 세상에 다시 없을 바보, 멍청이, 해삼, 멍게, 말미잘입니다.

퇴근시간이면 시내에 차가 너무 밀리기 때문에 1분이라도 일찍 가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 이런 참극이 벌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절대로 계획적인 것이 아니며, 정선생님께서 수업에 들어오지 않으신다는 소식을 접한 순간 정말 충동적으로 행해버린 일입니다.

본의 아니게 담임선생님의 신의를 저버리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드립니다.

선생님께서 그 사고 현장을 목격하신 후 느끼셨을 침통함과, 믿었던 애제자에 대한 실망감, 바닷물 밀려들 듯 밀려들어오는 후회, 괘씸, 분노, 충격, 경악을 건너 당황, 황당함을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아픕니다.

마치 부천 SK 수문장에게 열 몇 개의 슈팅이 전부 실패하고 돌아오는 성남 일화 날쌘돌이 김대의처럼!

혹은 굴러온 감독이 박힌 선수를 밀어내는 참상의 주인공인 갈색 폭격기 김도훈처럼!

아 생각하니 또 눈물이….

어쨌거나 CU@K league입니다(17일이면 끝나는데)...가 아니고,

한번만 용서를 해주시면 선생님의 수족이 되어 학급의 대소사를 전달(이라고 쓰고 ‘고자질’이라고 읽는다)해 드릴까…요?

앞으로 야간자율학습의 최강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나이다.

음, 우리반이 아무래도 합창대회 1등은 맡아둔 듯합니다.

(애들이 너무 의욕적∼)

후우, 그럼 이만 반성문을 마칠까 합니다.

건강하세요.
어떤 학생이 쓴
'진짜' 반성문이라는데요,
이 반성문을 읽으신 선생님께서는
좀 고민하셨겠습니다.^^
벌을 계속 주자니 그렇고,
용서해주자니 그것도 좀 그렇고...

어쨌든 12월은
우리 모두 반성의 달로 삼읍시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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