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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굴욕

by 마을지기 posted Oct 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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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10-10-27
실린날 2010-09-01
출처 문화일보
원문 20대 시절, 환생한 선녀라 불리며 날씬했던 몸매를 과시했던 영희.

10년이 지난 지금, 그녀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잦은 야근과 폭식으로 인해 비만이 되어 버렸다.

그런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고 있었는데…. 노약자 석에 앉아 있던 한 할머니가 그녀의 얼굴과 배를 유심히 쳐다보다가 하시는 말씀.

"아니, 아이를 가진 여자가 이렇게 서 있으면 어떡해?"

당황되기도 하고 너무 창피하기도 한 그녀는 모기 소리만큼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저 임신 안 했어요…."

"무슨 소리, 내가 척 보면 알아. 이 배는 쌍둥이 배여. 나도 쌍둥일 낳아봐서 알아."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고, 너무 창피한 나머지 영희는 그냥 앉아 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임신부가 되는 게 맘 편할 것 같았다.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

"그래 아들이야 딸이야?"

"아, 네…. 안 가르쳐 주네요…."

불편했던 시간도 어느덧 흘러 지하철은 회사 앞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혼신의 연기력을 발휘해서 임신부인 척 배를 두 손으로 감싸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바로 건너편에 낯익은 얼굴들이 고개를 가우뚱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허걱…! 김 대리와 이 과장이었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안 본 척 전동차 문을 나섰지만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그녀들의 목소리….

"아니, 자리에 앉으려고 임신부인 척하는 거 좀 봐."

"막장이다, 막장…."

"혹, 진짜 임신한 거아냐?"

"애 아빠가 누구지?"

영희는 그들의 입을 막기 위해 수억 썼다. ㅠㅠ
노약자석에 얽힌 이야기들이 많지요.
어떤 노인이 전동차를 탔는데,
노약자석에 어떤 젊은이가 앉았기에
그가 들으라고 한 마디 중얼거렸습니다.

다음은 두 사람의 대화.
"요즘 젊은이들은 상식이 없어!"
"내 돈 내고 내가 앉는데 웬 말씀이세요?"
"여긴 돈 안 내는 사람 자리야!"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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