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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사장과 나

by 마을지기 posted Apr 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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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5-04-04
실린날 2003-11-20
출처 인터넷한겨레유머게시판
원문 제 핸드폰 번호는 011-411-△○△○입니다.

기억하기 좋은 골든번호예요.

뒤에 숫자인 △○△○도 아주 쉬운 숫자에, 게다가 반복까지 됩니다.

최사장….

그는 저와 핸드폰번호가 비슷한 사람입니다.

그와 저와의 악연은 제가 핸드폰을 첨 구입했던 96년도부터입니다.

그러니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잊지 못할 에피소드 몇가지를 올립니다. 후후...

▶CASE 1 초창기 ─ 너무 친절한 나

최사장친구분 : 여보시요.(사투리 씀)

나 : 네.

친구 : 거가 최사장 핸드폰 아닌가?

나 : 어머 아닌데요. 잘못 거셨나봐요~.

친구 : 아 죄송합니다.

나 : 아니에요~. 죄송하긴요. 호호. (무척 친절….)

* 결론 : 최사장 그는 지방에 사는 사람이다. (최근 착신번호 표시기능으로도 잘 알 수 있어요.)

▶CASE 2 성격급한 다른 친구분 ─ 전화 들고 ‘여보시요’도 하지 않음

성격급한최사장친구 : (통화 되자마자 바로) 최사장!

나 : 여보세요 ㅡ_ㅡ;

친구 : 최사장! 난데~! 오늘 있지~? @#^&@...

나 : 아저씨 잘못 거셨어요!

친구 : 어! 이거 최사장 전화 아닌가!

나 : 네 아니에요. 잘못 거셨어요~.

친구 : 어! 거가 017-411-△○△○ 아닌가?

나 : 전 011-411-△○△○인데요. 잘못 거셨어요.

친구: 아따~ 내가 017 누른다고 하는 것이 그쪽으로 갔구마이~.

나 : 네~. ㅠ_ㅠ

친구 : 미안하구마이.

나 : 아니에요.

* 결론 : 최사장은 지방에 살고, 나랑 국번만 다른 전화기의 소유자이다.

▶CASE 3 ─ 또 다른 친구

친구 : 여보시요.

나: 여보세요~.

친구 : 응~ 난 △△인데, 최기팔(최기○인데 가명으로 씁니다) 바꿔라~. (마치 사무실 여직원 대하듯.)

나 : (씨…. 있어야 바꾸지) 아저씨. 전화 잘못하신 거 같은데요.

친구 : 뭐야? 최기팔 핸드폰 아닌감?

나 : 네~!

친구 : 뚝~! (전화 바로 끊어버림)

나 : (뛰뛰뛰뛰----) 이씨….

* 결론 : 최사장은 지방에 살고, 나랑 국번만 다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본명은 최기팔이다.

▶CASE 4 ─ 잊지 못할 최사장 부인과의 대화. 새벽 12시에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었다.

최사장부인 : 여보세요.

나 : (잠결에 ) 여...보...세...요...

최사장부인 : ……….

나 : 여...보세요~. 여보세요~.

최사장부인 : ……. 너 누구얏!

나 : 네? 누구세요? (아직 사태 파악이 안 되었음.)

최사장부인 : 나 최기팔 부인이다! 야 이년아! 너네 지금 어디야!

나 : (아이씨…. 또 최사장이네.) 아줌마! 최사장 찾으세요? (이렇게 되물은 것이 나중에 생각해보니 실수인 거 같았다. 마치 내가 최사장을 알고 있는 뉘앙스의 말투 같이 들린다.)

최사장부인 : 그래! 너 누구야!

나 : 전화 잘못 거셨어요! (ㅠ_ㅠ)

최사장부인 : 놔놔~!(옆에 누군가가 있는 듯한데 최사장 부인을 말리고 있었음.) 뭐야!? 이것들이! 야! 이 띠리리 삐리리 찌리리야(알아서 생각하시기 바람)!

나 : (자다 일어나서 모르는 여자한테 욕 들어먹고 진짜 열받음.) 아씨! 아줌마 번호나 똑바로 좀 누르고 난리치세요!

최사장부인 : 뭐야!! 뭐뭐뭐뭐?

나 : 뚝! (전화 그냥 끊어버림. 끊고 2번정도 전화 더 왔었는데 대답할 가치도 없어서 다 끊어버림.)

PS: 너무너무 화 나서 직접 최사장에게 전화해서 따지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미 최사장 부인이 전화해서 난리 치고 있을꺼 같아서 내일 하기로 하고 새벽 2시에 잠듬.

그러나 다음날도 전화는 못했다. 최사장 부인이 잘못 걸었지만, 만약 나라도 새벽에 남편이 안 들어와서 전화했는데 웬 젊은 여자가 뇌쇄적인 목소리(자다 일어난 목소리)로 받으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그러려니 이해하고 넘어갔다.

* 결론 : 최사장은 지방에 살고, 나랑 국번만 다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본명은 최기팔이며. 그는 바람도 피우나보다.(너무 성급한 결론인가?)

▶CASE 5 ─ 전화번호 안내원이 되다.

띠리링~ 띠리링~

또다른최사장친구 : 여보시요~.

나 : (또구나) 네-.

친구분 : 거가 최기팔~.

나 : 아저씨!

친구분 : 으잉?

나 : 최사장님은 017-411- △○△○ 아닌가요?

친구분 : 아 맞다...

나 : …… ┏(ㆀㅡ_ㅡ)┛

친구분 : 근데 아가씬 눈고?

나 : ┏(ㆀㆀㅡ_ㅡ)┛전… 011-411-△○△○ 인데요.

친구분 : 고맙소. 뚝~.

* 결론 : 최사장은 지방에 살고, 나랑 국번만 다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본명은 최기팔이며. 그는 웬지 바람도 피우는 거 같고, 그 친구들은 단축다이얼 같은 것을 이용할 줄 모르는 50~60대(메모지에 깨알같이 전화번호 적어놓고 매일 그거 보고 전화하는)가 분명하다.

▶CASE 6 ─ 요즘. 이젠 화도 안난다. 무척 친근감이 느껴진다.

띠리링~ (요즘은 핸드폰 보고 지방인지 아닌지 그것부터 확인한다 - 지방일 경우)

나 : ………(전화 받고 아무말도 안하고 기다림.)

최사장친구 : 어~. 여보시요.

나 : 아저씨…… 최사장 찾으시죠!

최사장친구 : 엇! 어떻게 알았찌!(아저씨 무척놀람.)

나 : 아저씨가 잘못 거셨잖아요!

최사장친구 : 아 내가 또 잘못걸었나아~. ⌒∇⌒ㆀ

나 : 아저씨!

친구 : 왜?

나 : 번호 좀 잘 좀 확인하고 누르세요! 이게 벌써 몇 년째예요.

친구 : 아~ 알았... 흐흐...

나 : 친구분들한테도 좀 말씀 좀 해주세요. 단축다이알 이런 것 이용도 좀 해보시구요!

친구 : 아, 미안해~ 허허.

나 : 그럼 안녕히계세요.

친구 : 그래. 들어가라.

* 결론 : 최사장은 지방에 살고, 나랑 국번만 다른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본명은 최기팔이며. 그는 바람도 피우는거 같고, 그 친구들은 단축다이얼 같은 것을 이용할 줄 모르는 50~60대(메모지에 깨알같이 전화번호 적어놓고 매일 그거 보고 전화하는)가 분명한 그런 사람들과 나는 일주일에 3~4번씩 전화 통화를 한다.

제가 96년부터 언제는 꼬옥 써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오늘에야 쓰게 되었습니다. 전화가 많게는 하루 2통 이상도 오고, 안 올 때는 한달동안 전화 안 올 때도 있구요. 암튼 잼있습니다. 바쁠 때, 화날 때 오면 짜증은 나지만요! 어떤 땐 제가 직접 만나서 단축다이얼 1번으로 입력해주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에요. 정작 최사장님은 저의 이 다년간의 정신적 고통을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글 쓴 분은
참 친절한 분이로군요.
일일이 다 응대를 해주고
안내까지 해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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