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본문 | 전도서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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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20-12-31 |
설교장소 | 구미 한울교회 |
설교자 | 전대환 |
설교구분 | 송구영신 |
■ 성서 본문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희망이 있다.
비록 개라고 하더라도,
살아 있으면 죽은 사자보다 낫다.
― 전도서 9:4 ―
■ 들어가는 말씀
우리 가운데서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2020년 한 해가 저물었습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한 해였지요. 이 2020년이, 고생했던 한 해로 기억될 수도 있고, 불편했던 한 해로 기억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코로나라고 하는 무거운 짐을 슬기롭게 잘 벗을 수 있다면 2020년은 고생했던 해가 아니라, 불편했던 해가 아니라, 승리했던 한 해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반드시 이겨내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아니지요. 좀 더 기다려야 합니다. 어쨌든 이 난국을 견디어 내느라고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머지않은 시기에, 여러분 모두가, 수고하고 애쓰고 고생한 보상을 천 배, 만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헤밍웨이
헤밍웨이라는 작가를 아시지요. 노벨상도 받았던 분인데, 이분의 작품 가운데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읽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상당히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주는 작품입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한 어부 노인이 혼자서 조그마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 고생, 고생하면서 며칠을 헤맸지요. 그러던 끝에 드디어 커다란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배에 싣지도 못할 만큼 큰 물고기였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물고기를 배에 매달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오는 길에 상어 떼의 습격을 했습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습격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사투를 벌였지요. 그러는 과정에서 노인이 이런 말을 합니다.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야. […] 그뿐만 아니라 그건 죄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이경식 역), 《노인과 바다》(㈜문예출판사, 1999), 전자책 261/451쪽. 희망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죄’라는 거예요. 상어들에게 물고기의 살점은 다 빼앗기고, 물고기 뼈다귀만 배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지만, 노인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고,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습니다.
■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가 이 소설을 쓰기 전에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레고리오 푸엔테스라고 하는 노인인데요, 이분은 지난 2002년 1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05살까지 살았어요. 이 노인이 헤밍웨이 앞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여서 출처는 모릅니다. “내가 말이야. 이 조그마한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서 집채만 한 물고기를 잡았지. 그걸 배에다 매달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오는데, 개 같은 상어 놈들이 내 물고기를 다 뜯어먹었지 뭐야. 그래서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지.” 그 이야기를 듣고 헤밍웨이가 물었습니다. “어르신, 그거 참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제가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써도 되겠습니까?” 노인이 말했습니다. “마음대로 해. 대신에 밥이랑 술은 자네가 사!”
■ 2만 달러
이렇게 해서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을 썼고, 그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헤밍웨이가 유명한 소설을 많이 썼지요.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노인과 바다>, 이 세 작품이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3연타석 홈런을 친 거지요. 그래서 노벨상까지 받았습니다. 그 뒤에 헤밍웨이가 다시 노인을 찾아갔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노인이 보니까 그 잘난 소설가인 거예요. “아니, 잘나가는 양반이 여기는 왜 또 왔소?” 헤밍웨이가 말했습니다. “돈 드리러 왔습니다.” “아니 무슨 돈? 누구한테 돈을 줘?” “어르신한테 드리는 겁니다.” 그러면서 2만 달러를 내밀었습니다. 2만 달러면, 지금 돈으로 계산해도 우리 돈 2천만 원이 넘는데, 그때는 어마어마한 액수였지요. 미국에서, 그것도 도시에서 집 두 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노인이 말했지요. “그걸 내가 왜 받아? 술이나 한잔 사라니까.” 그랬지만 헤밍웨이는, 이야기 값이라면서 돈 2만 달러를 강제로 쥐여 주고, 쿨하게 돌아왔습니다.
■ 맺는 말씀
나이가 든 사람들이 하는 공통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가 산 것을 소설로 쓰면 몇 권은 될 거야.”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 자체로 소설이지요. 여러분이 고생했던 이야기, 마음 아팠던 이야기, 때로는 부끄러웠던 이야기 등등, 이게 다 이야깃거리입니다. 그런데요, 고생, 번민, 부끄러움, 이런 것을 여러분 스스로 당하면 인생의 패배자가 되지요.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면, 여러분이 겪은 그 모든 일은, 모두 멋진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와 여러분이 험한 세월을 보냈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심으로 말미암아 여러분이 최후의 승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겪은 그 모든 고생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이야기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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