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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누가 할 것인가?

by 마을지기 posted Oct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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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6:8
설교일 2017-10-2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기념주일
사용처 1. 20171101 경북보건대학교.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성서 본문

 

그 때에 나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음성을 들었다.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내가 아뢰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이사야서 6:8

 

들어가는 이야기

 

오늘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주일입니다. ‘개혁이란 인류의 역사에도, 나라에도, 우리 개인에게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적절한 혁신이 일어나기를, 그래서 날이 갈수록, 해가 갈수록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종교개혁은 15171031일 독일의 젊은 성직자였던 마르틴 루터가 시작했습니다. 500이라는 숫자는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의 교계는 기념행사들을 한다고 요즘 시끌시끌합니다.

 

가까이 있는 물

 

종교개혁이란 엄청난 일을 해내기는 했지만, 루터는 먼 나라 사람입니다. 속담에 멀리 있는 물로는 불을 끄지 못한다!” 했습니다. 동해바다에 아무리 물이 많아도 구미에서 불이 나면 그것을 끌어다가 불을 끌 수 없습니다. 옛날 중국 노()나라 임금인 목공(穆公)이 자기나라의 똑똑한 젊은이들을 모아서 교육을 시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부는 진()나라에, 일부는 초()나라에 보내서 벼슬을 하게 했습니다. 국가가 위급할 때 쉽게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이것을 보고 노나라의 대부 여서(犂鉏)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월나라에 가서 수영 잘하는 사람을 불러 온다 해도 그 아들은 살지 못할 것입니다. 불을 끄고자 바다에 가서 물을 퍼 오려고 한다면 바다의 물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불을 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멀리 있는 물로는 가까이 있는 작은 불조차 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진과 초가 비록 강대하다고는 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것은 제나라로 우리 노나라가 불을 끄지 못할까 염려되는 바입니다.” 박건영 이원규 역해, 한비자(韓非子)(청아출판사, 2014), 전자책 37%. 루터는 500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9천여km나 떨어진 독일에서 종교개혁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루터를 좋아합니다만, 루터는 멀리 있는 물입니다. 그 물로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불을 끌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의 개혁, 한국 교회의 개혁, 이 나라의 개혁은 저와 여러분이 나서서 시작해야 됩니다.

 

늙은 말

 

루터는 14831110일 독일 아이슬레벤(Eisleben)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서른네 살에 대업(大業)을 시작한 셈이지요. 피가 펄펄 끓는 젊은 나이였습니다. 공자는 나이 삼십에 자신의 이론을 세웠다고 했습니다. 루터도 그때 자신의 신학이론을 정립했습니다. 그래놓고 보니, 교황청과 교회가 엄청나게 썩어 있었습니다. 이거,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비텐베르크(Wittenberg) 교회 대문에다가 95개 논제를 적은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당시 교회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자세하게 적은 것인데, 그것이 종교개혁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30대가 안 된 사람도 있지만 40대를 넘어선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나이 든 사람은 개혁을 할 수 없을까요? “바보 중에 가장 지독한 바보가 늙은 바보라는 말도 있고, “늙은 개에게는 새로운 재주를 가르칠 수 없다라는 서양속담도 있기는 합니다만, 역시 우리 속담이 최고입니다. “늙은 말이 길을 안다!”라고 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이순신 장군이 세계 해전사상 유례가 없는 대승을 많이 거두었지요. 남들 다 하는 대로 해서는 그런 전과를 올릴 수 없습니다. 하루는 이순신이 팔금도의 늙은 객주 이억수를 데려왔습니다. 무릎에 힘이 빠져서 누워 있는 노인을 수졸들이 들것에 실어 와서는 향도선에 태웠습니다. 이 노인은 소싯적부터 배를 타고 연안 고을들을 돌며 건어물, 옹기, 죽제품, 소금을 사고팔던 장사꾼이었습니다. 영암, 해남, 강진, 보성에 이르는 연안 물길을 이억수는 땅을 딛고 다니듯 했습니다. 발진 직전에 이순신 장군이 이억수에게 물었습니다. “수군의 일이 지금 매우 다급하다. 네가 이 안개 속으로 물길을 찾을 수 있겠느냐?” “해가 오르면 훨씬 걷힐 것이니 그 동안만 더듬으면 해남까지는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뭍이 보이지 않는다. 어찌 물길을 찾을 수 있느냐?” “몸이 아는 일입니다. 몸이 아는 시간과 배의 속도를 가늠해서 위치를 잡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 바람이 없어 물길이 다들 제 성질로 돌아왔고, 또 가끔씩 안개 사이로 섬 그림자가 보이기도 하니, 배를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격군을 다그쳐서 빠르게 나가지는 마십시오.” 김훈, 칼의 노래 2(생각의 나무, 2001), 108-109. 노인 덕에 장군은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나이 들었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다 쓰임새가 있습니다.

 

못난 얼굴

 

루터의 사진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이 양반이 참 잘 생겼습니다. 집안은 그리 부유하지 않았지만 공부도 잘했습니다. 당시에 가톨릭 신부는 아무나 되고 싶다고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엘리트 중에 엘리트여야 했고 혹독한 훈련도 받아야 했습니다. 루터는 전도유망한 청년 성직자였습니다. 그런 사람이니 세계를 들었다 놓았다 할 정도의 엄청난 일을 했겠지요. 그러면 얼굴 못나고 똑똑하지 않으면 개혁을 하지 못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필로푀몬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름난 현자(賢者)였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의 초청을 받아서 그 집에 갔습니다. 그날 오기로 한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먼저 도착했습니다. 마침 그를 초청한 주인이 나오더니 그의 몰골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우리가 지금 필로푀몬을 대접하려는 참이니 여자들을 거들어서 물을 좀 길어 오고 불도 피우시오.” 필로푀몬은 모른 척하고 명령받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 뒤에 함께 초청 받은 신사들이 도착했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천하의 필로푀몬이 허드렛일을 하는 꼴을 보고 말했습니다. “아니, 선생님! 지금 뭐하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지금 내 못난 꼴의 값을 치르고 있소.” 미셸 드 몽테뉴(손우성 역), 몽테뉴 수상록(()문예출판사, 2007), 전자책 11%. 하나님은 분명히 외모를 보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은 외모를 많이 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됩니다. 외모가 큰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모 걱정 하지 말고 주님의 명령을 기다리십시오.

 

맺는 이야기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불러서 일을 시키려고 하셨을 때 예레미야는 거절했습니다. “아이고, 하나님! 저는 재주가 없어서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니은 예레미야의 코를 꿰어서 큰일을 맡기셨습니다. 물론 잘해냈지요. 그런데 이사야는 매우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누구를 보낼까?” 하셨을 때 이사야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를 보내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뭔가를 맡기려 하실 때, 우리가 거절해도 어차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시원스럽게 순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멀리 있는 바닷물보다 가까이에 있는 샘물이 더 유용합니다. 젊은 혈기도 좋지만 늙었어도 괜찮습니다. 그리 똑똑하지 않아도 됩니다. 순종하는 마음만 있으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들을 채워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 선뜻 !” 하고 대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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