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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에 생각하는 ‘나라 사랑’

by 마을지기 posted Feb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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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예레미야서 31:10-11
설교일 2018-02-25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성서 본문

 

뭇 민족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듣고, 먼 해안지역 사람들에게 이 말을 전하여라. ‘이스라엘을 흩으신 분께서 그들을 다시 모으시고, 목자가 자기 양 떼를 지키듯이 그들을 지켜 주신다.’ 그렇다. 나 주가 야곱을 속량하여 주고, 야곱보다 더 강한 자의 손에서 그를 구원해 냈다.

 

예레미야서 31:10-11

 

들어가는 이야기

 

지난 주간에 우수(雨水)가 지났습니다.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린다는 절기입니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이제 상수도와 하수관이 다 녹았을 것입니다. 이 새봄에 하나님의 집을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던 응어리도, 팍팍한 살림살이도, 봄눈 녹듯이 사르르 녹아내려서, 새봄의 포근함을 기쁘게 맞이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시 사랑, 자식 사랑

 

여러분, 혹시 시() 써보셨습니까? 저는 이게 시다!” 이렇게 정해놓고 써본 적은 없습니다만, 시인들은 자신의 시를 자식처럼 아낀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삶을 사랑하잖아요. ‘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 살아서 활동하는 것이지요. 작품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살아서 활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예술가가 자기 작품을 사랑하는 것은 그만큼 자기의 삶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조대웅 역), 니코마코스 윤리학(개정판)(돋을새김, 2015), 436쪽 참조. 남이 알아주든지 안 알아주든지, 뭔가 작품을 만들면 거기에 대한 애착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도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무엇을 하나 완성하셨을 때마다 , 참 좋다!” 하셨습니다. 사랑은 작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었다고 합시다. A가 잘해준 상대방은 A의 작품인 셉입니다. 작품이 작가를 더 사랑할까요, 아니면 작가가 작품을 더 사랑할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더 사랑할까요, 아니면 하나님이 우리를 더 사랑하실까요? 물어보나 마나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배려해서 그에게 선행을 베풀었다면, 그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 곧 그의 사랑보다 나의 사랑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재미있는 예를 들었습니다. AB에게 돈을 꾸어주었다고 합시다. 돈을 꾸어준 AB를 사랑하지 않아도 됩니다. B를 통해서 자신의 이익만 챙기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B가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B가 죽으면 돈을 돌려받지 못하잖아요. 그러나 돈을 꾸어간 B는 무의식중에 빚쟁이 A가 빨리 죽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돈을 안 갚아도 되기 때문이지요. 사랑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서 돈거래를 할 때도 꾸어주는 쪽이 상대의 안전을 더 바랍니다. 그러니 선행을 베푸는 일에 있어서야 더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더 큰 사랑

 

우리 조상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리사랑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 겁니다. 자식이 아무리 부모를 사랑한다고 해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런 그렇고요, 아버지나 어머니나 부모의 사랑은 같다고 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아버지의 사랑보다는 어머니의 사랑이 더 크다는 데 동의합니다. 아이 낳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그것은 낳아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아버지들보다 어머니들이 자식을 더 사랑한다는 겁니다. 자식을 낳는다는 것, 어머니에게 얼마나 큰 고통입니까? 임신하는 순간부터 자기 몸의 일부분을 아기를 위해서 내어놓습니다. 날이 가고 달이 찰수록 한 사람의 몸에서 두 사람이 생명을 유지합니다. 이렇게 열 달 가량 한 몸이었던 생명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그 감개가 어떨지 남자들은 짐작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가 수고해서 얻은 것을 사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자기의 힘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사람보다 돈을 더 아낍니다. 적은 돈도 함부로 쓰지 못합니다. 제가 얼마 전에 책을 한 권 써서 시중에 내놓았습니다. 그거 한 권 팔리면 저한테 2~3천 원쯤 들어옵니다. 전에는 돈 2~3만 원 쓰는 일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고생해서 책을 써서 그것을 내놓고 보니, 단돈 1만원을 쓸 때도 몇 번이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돈을 만들려면 책을 다섯 권을 팔아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이지요. 다시 선행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남의 호의를 받는 일에는 수고가 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행을 베풀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합니까? 노고가 들어간 만큼, 수고가 큰 만큼, 사랑도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삼일운동과 이완용

 

내년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191931, 일제 식민지 치하에 있던 우리 조선 백성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국에서 떨치고 일어났습니다. 조선을 일본에 팔아먹은 대표적인 인물이 이완용인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만, 이완용 혼자 한 짓은 아니고 꽤 많은 사람들이 동조했습니다. 제가 방금 그들이 조선을 일본에 팔아먹었다고 했는데, 이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입니다. 나라를 팔아서 자기들 배를 채웠으니까요. 나라를 판 이후 그놈들은 모두 떼부자가 되었습니다. 일본이 그들에게 귀족 작위도 주었습니다. 삼일운동이 일어났던 그 해 530, 이완용은 매일신보에다가 이런 글을 실었습니다. 아아, 우리 조선이 국제경쟁이 과격하지 아니하던 시기에도 일국의 독립을 완전히 유지하지 못했음은 제군의 아는 바라, 하물며 오늘날처럼 구주대전으로 인하여 전 세계를 개조하려는 시대를 당하였으니 우리가 이만천여 방리에 불과한 강토와 천백여만 정도의 인구로 독립을 높이 외침이 어찌 허망타 아니하리오. [] 상천(上天)도 이에 동쪽을 돌아보면 공동존립과 공동이해를 위하여 두 땅의 분립을 불허하실지니 우리 조선인은 반드시 일한병합의 의의와 그 정신이 유효케 실현할 방면에 향하여 노력함이 우리의 장래 행복을 도모 계획하는 최산의 양책인 줄을 깊이 믿을지어다.”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못나서, 지금까지도 완전한 독립을 못하고 중국에 기대어 살았는데, 이제 와서 무슨 독립이냐, 세계 판도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갔으니, 이제는 일본을 섬겨야 할 때다, 잔소리하지 말고 일본에 충성하는 것이 너희들이 살 길이다, 그런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글을 길게도 써놓았더군요. 이완용이가 나라를 위해서 피 한 방울 흘린 적이 있습니까? 동전 한 푼 손해 본 적 있습니까?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은커녕, 그는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챙겼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찾기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이분들은 가정도, 자식도, 생업도 다 팽개치고 오직 나라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그러면 이완용하고 독립지사들하고, 누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입니까? 이완용이도 나라를 위해서라고 뻘소리를 하고 다녔습니다.

 

맺는 이야기

 

지금도,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입으로만 나라를 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본이라는 리트머스 지를 갖다 대보면 금방 표시가 납니다. 친일행위에 대해서, 또는 일본군 강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보면 그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입으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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