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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구원의 상관관계

by 마을지기 posted Mar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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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59:1-2
설교일 2017-03-26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사순절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주님의 손이 짧아서 구원하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주님의 귀가 어두워서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의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의 죄 때문에 주님께서 너희에게서 얼굴을 돌리셔서, 너희의 말을 듣지 않으실 뿐이다.

 

― 이사야서 59:1-2 ―

 

■ 들어가는 이야기

 

요즘 길거리에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활동하기 좋은 때지요. 봄비까지 촉촉이 와서 만물에 생기가 생겼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오늘도 주님의 집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신 여러분 안에 성령님의 밝고 따뜻하고 복된 기운이 흡족하게 채워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원인 찾기

 

뉴스를 통해서 보셨겠지만, 세월호 선체가, 비록 많이 상하기는 했으나, 바다 위로 완전히 올라왔습니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목포항으로 안전하게 옮겨지게 될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다시 한 번 안타까움에 몸이 떨렸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승무원이었던 박지영 씨는, 가라앉는 배 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있어야 한다. 너희들을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끝까지 구명활동을 하다가 희생됐습니다. 이 사람은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이었습니다. 또한 사무장이었던 양대홍 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걱정이 돼서 전화를 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아이들 구해야 되니까 전화 끊어!” 아내에게 상냥하게 말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다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사람도 희생됐습니다. 박지영 씨나 양대홍 씨는 의인들이었습니다. 물론 이분들뿐만 아니라 단원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의인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있는 힘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배를 책임지고 있는 선장 등 일부 승무원들이었지요. 그들 가운데 의인이 한둘만 더 있었어도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옛날 소돔 성의 멸망이 임박했을 때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간절히 호소했지요.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죄 없는 사람을 죽이려 하십니까?” 하나님께서 양보해서, 그 가운데서 의인 열 명만 있으면 계획을 거두시겠다고 하셨지만, 결국 의인 열 명을 찾지 못해서 소돔성은 잿더미가 됐습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재난상황 또는 위기상황에 대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주님의 손이 짧아서 구원하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고, 주님의 귀가 어두워서 듣지 못하시는 것도 아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의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의 죄 때문에 주님께서 너희에게서 얼굴을 돌리셔서, 너희의 말을 듣지 않으실 뿐이다”(이사야서 59:1-2). 요즘 텔레비전에 “간 때문이야!” 하는 광고가 자주 나옵디다만, 자연재해를 빼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재난은 ‘죄 때문에’ 일어납니다.

 

■ 다섯 가지 죄

 

그렇다고 재난을 당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죄가 있어서 일을 당했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더라도, 승객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제때 조치를 하지 않은 선장의 죄가 크지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은 정부의 죄가 크지요. 엉뚱한 사람의 죄 때문에 죄 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겁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옛날에 공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은 아니고, 공자 집안사람들이 엮은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말입니다. “세상에 큰 죄가 다섯 가지 있다. 그 가운데서 사람을 죽인 죄가 맨 끝에 속한다. 즉 천지를 거스른 자는 그 죄가 오대까지 내려간다. 문무(文武)를 속이는 자는 그 죄가 사대까지 내려간다. 인륜(人倫)을 거스른 자는 그 죄가 삼대까지 내려간다. 귀신을 모함한 자는 그 죄가 이대까지 내려간다. 자기 손으로 사람을 죽인 자는 그 죄가 자기 몸에만 그치고 만다. 그런 까닭에, 사람들이 말하기를 ‘큰 죄가 다섯 가지 있는데 그 중에서 살인죄가 제일 끝에 속한다’고 하는 것이다.” ― 이민수 역, ≪공자가어(孔子家語)≫((주)을유문화사, 2015), 592쪽에서 편집. 우리는 흔히 ‘살인죄’를 가장 무거운 죄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무서운 죄가 있다는 것이지요. 살인보다 더 큰 죄는 귀신을 모멸한 죄요, 그것보다 더 큰 죄는 인륜을 거스르는 죄요, 그것보다 더 큰 죄는 진실을 호도하여 속이는 죄요, 그것보다 더 큰, 가장 큰 죄는 천지 곧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죄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마가복음서 3:28-29).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하는 어떤 비방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인다.” 성령을 모독하는 죄는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공자의 말과 같지요. 하나님의 뜻이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지요.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너와 내가, 그리고 우리가 평등하게 인권을 누리는 나라입니다.

■ 죄를 짊어진 사나이

 

세월호 선장의 죄가 무엇입니까? 제 목숨은 귀하게 여기면서 승객들은 죽게 내버려두었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죄는 무엇입니까? 국민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것을 개돼지 몇 마리 죽는 것쯤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하늘의 뜻을 거스른 자는 그 죄가 오대까지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성경에도 비슷한 말씀이 있습니다. 신명기 5:9입니다. “너희는 그것들에게 절하거나, 그것들을 섬기지 못한다. 나, 주 너희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그 죄값으로, 본인뿐만 아니라 삼사 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자기만 귀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것, 이것은 단순히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죄가 아니라 하나님을 모독하는 죄입니다. 결코 무사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사순절 기간입니다. 예수님께서 고난 받으신 일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왜 고난을 받으셨습니까?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셨습니까? 흔히 우리는 ‘내 죄를 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너무나 쉽게 말합니다. 솔직하게 말해봅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는데, 어째서 우리 죄가 사해집니까? 아니, 만일 제가 대한민국에서 죽으면 미국에 사는 트럼프의 죄가 사해집니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탄핵 반대집회 하다가 세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요. 그런다고 박근혜의 죄가 사해집니까? 2천 년 전 유대인 사나이였던 예수가 죽었다고 그냥 내 죄가 사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예수님 덕분에 우리가 구원 받았다는 것이 잘못된 말일까요?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당연히 우리의 구세주입니다. 어째서요? 예수님은 열 명의 의인을 만들기 위해서 한평생을 바쳤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성령을 모독하는 죽을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우리가 사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무슨 마술적인 힘이 있어서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닙니다.

 

■ 맺는 이야기

 

세상을 살리기 위해서 고난을 받으시고 목숨까지 잃으신 십자가의 은혜를 기억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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