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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의 리더십

by 마을지기 posted May 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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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베드로전서 5:2-4
설교일 2017-05-14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170911 공자제곱(에필로그).
2. 20171016 경북노회 고시부.

[오디오파일 듣기/내려받기]

 

■ 성서 본문

 

여러분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양 떼를 먹이십시오.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진하여 하고, 더러운 이익을 탐하여 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그러면 목자장이 나타나실 때에 변하지 않는 영광의 면류관을 얻을 것입니다.

 

― 베드로전서 5:2-4 ―


■ 들어가는 이야기

 

남극 근처에 가면 우리나라 세종기지가 있습니다. 지질, 지구물리, 해양생물학 등의 연구 활동을 하는 곳인데요, 우리는 요즘 원 없이 태양을 볼 수 있습니다만, 세종기지에서는 이번 주부터 3개월 동안 깜깜한 밤만 이어진답니다. 극지방으로 더 가면 6개월이 밤인 것을 생각하면 거긴 그래도 나은 편이기는 합니다만, 세상에는 그런 곳도 있습니다. 한낮의 태양을 볼 때 뜨겁다고만 여기지 말고,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귀한 걸음을 교회로 향하신 여러분 모두가 하늘의 은혜와 땅의 축복을 충만히 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오래 된 폐단

 

조선시대 말기에 ‘마달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겠습니까? 답을 알려드릴까요? ‘벼슬을 마다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되기 전부터 그이에게 줄을 선 사람들이 아마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늘어서고도 남을 겁니다. 이 양반이 후보 시절부터 인재를 영입하면서 일관되게 했던 말이, “저와 뜻을 같이 한다면 오십시오. 함께 갑시다. 그러나 보상은 기대하지 마십시오!”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이 뭐가 아쉬우랴?’ 싶은 국회의원들까지도 인사(人事)의 계절을 맞이하여 요즘 전화기만 쳐다보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혹시 청와대에서 전화 안 오나’ 해서겠지요. 그만큼 벼슬이 좋은 거예요. 그런데 조선시대 말기에는 왜 사람들이 벼슬을 마다했을까요? 어느 지방 감사가 한 부자를 불렀습니다. “나라에서 각 지방에서 덕이 있고 능력 있고 재산 있는 사람들을 불러서 벼슬을 주려고 하는데 당신도 그 중에 뽑혔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얼마쯤이면 되겠습니까?” 감사는, 그 사람의 재산이 삼만 냥쯤 된다는 것을 이미 조사해둔 상태라, “이만오천 냥이면 될 것 같습니다” 했습니다. 거의 다 뺏어가겠다는 말이잖아요. 부자는 집으로 돌아가서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받을 수도 없고 안 받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민을 하면서 누워 있는데 어느 날 호방(戶房)이 찾아왔습니다. “호방 나리, 이 딱한 사정을 어쩌면 좋습니까?” 호방이 걱정하는 척 말합니다. “우리 사또께서 말씀을 잘하시면 나라에서 벼슬을 면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해서 부자는 호방에게 삼천 냥, 감사에게 만 냥의 뇌물을 바치고 벼슬을 모면할 수 있었답니다. ― 김동인, 《운현궁의 봄(하)》(리디북스, 2017), 301쪽.

 

■ 시대의 변화

 

이처럼 그때는 벼슬장사가 판을 쳤습니다. 삼만 냥을 바치고 벼슬을 샀다면 본전 뽑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자기도 낮은 자리 벼슬을 팔아서 벌충을 해야지요. 이러니 나라꼴이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흥선 대원군은 자기 아들을 임금으로 앉히면서 1863년에 정권을 잡았습니다. 처음 약 10년 동안은 각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개혁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대원군도 개인적인 욕심이 커져서 결국에는 권력다툼을 하다가 끝이 좋지 않았지요. 벼슬 장사는 옛날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요즘도 그럴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리 구미를 봅시다. 여기서는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간판만 달고 나오면 국회의원에 당선되지요.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동네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공천권을 가진 사람이 그냥 공천을 주겠습니까? 금전이든 다른 것이든 대가를 얻을 가능성이 크지요. 제가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정 정당에 대한 몰표현상이 그래서 위험합니다.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나, 이런 식으로 공천을 받으면 그 사람이 시민을 섬기느라고 바쁘겠습니까, 공천자 눈치 보느라고 바쁘겠습니까? 구미시에서, 살아 있는 시민에 대한 복지를 확대하는 것보다 죽은 박정희 모시는 데 더 정성을 쏟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잖아요. 이 지역의 정치인들이 아직까지 구시대의 리더십에 찌들어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 지역에서도 느리기는 하지만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습니다. 작년 총선 때 구미 을 선거구에서는 당시 야당 후보가 40%에 가까운 득표를 했습니다. 비 보수 표가 이만큼 나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앞선 동네가 세 군데나 됩니다(양포동, 진미동, 공단2동). 제 말씀은 ‘문재인은 옳고 홍준표는 나쁘다!’가 아니라, 독재와 친일에 찬동했던 정당이 자기반성이 없을 때 이처럼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뜻입니다.

 

■ 리더의 자격

 

좀 거칠게 표현하면, 구시대의 리더십은 수직적인 것입니다. 왕이나 통치자가 지시를 내리면 그대로 따라야 하고, 거역하면 벌을 받습니다. 권력자가 무엇을 베풀면 은혜라고 생각해야 하고, 은혜에 감사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합니다. 그러나 새 시대의 리더십은 수평적인 것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협의해서 일을 진행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함께 나눕니다. 새 시대의 리더십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서 10장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인데요, 첫째는 리더가 구성원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는 선한 목자이다.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린다”(요한복음서 10:11). 둘째는 리더와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나는 선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요한복음서 10:14). 리더의 제 1계명은 ‘서로 사랑하라!’이고 제 2계명은 ‘서로 알라!’입니다. 자기 구성원을 사랑하지 않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라 지배자입니다. 지배자는 구성원의 덕을 보는 사람이고, 리더는 구성원에게 덕을 끼치는 사람입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린 ‘리더’ 자리에 ‘정치인’을 대입하면 뜻이 더 분명해집니다. 정치를 통하여 시민으로부터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지배자입니다. 정치를 통하여 시민에게 덕을 끼치려고 하는 사람이 진정한 정치인입니다. 이것을 잘 구분할 줄 알아야 됩니다. 베드로전서 5:2-3의 말씀입니다. “여러분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양 떼를 먹이십시오.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진하여 하고, 더러운 이익을 탐하여 할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하십시오. 여러분은 여러분이 맡은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정치인은 아니지만, 삶의 현장으로 나가면 어느 집단에서든지 리더 구실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이 지침입니다.

 

■ 맺는 이야기

 

첫째, 억지로 하지 말고 자진해서 하십시오. 둘째, 이득을 탐하지 말고 기쁨으로 하십시오. 셋째,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구성원의 모범이 되십시오. 이것이 2천 년 전에 나온 말씀이지만, 새 시대의 리더십입니다. 구시대의 풍조를 좇지 말고, 새 시대의 리더십으로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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