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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反轉)의 때

by 마을지기 posted Aug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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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이사야서 42:16
설교일 2018-08-19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성서 본문

 

눈 먼 나의 백성을 내가 인도할 것인데, 그들이 한 번도 다니지 못한 길로 인도하겠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거친 곳을 평탄하게 만들겠다. 이것은 내가 하는 약속이다. 반드시 지키겠다.”

 

이사야서 42:16

 

들어가는 이야기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여름! 견디어 내시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이번 23()이 처서(處暑)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한울 공동체의 일원으로 오늘도 한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극진한 보살핌이 항상 여러분과 함께 머물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생존

 

중국의 고대소설 삼국지잘 아시지요. 유비, 관우, 장비, 이 세 사람이 형제가 되기로 복숭아밭에서 맹세를 하고(도원결의) 그 이후부터 세 사람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맹활약하는 것을 묘사한 작품이지요. 한번은 유비가 조조(曹操) 군에게 크게 패배했습니다. 유비를 따르던 장군들은 모두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습니다. 관우가 잔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유비를 위로했습니다. “병가(兵家)에 승패는 언제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성패(成敗)에는 늘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개화할 것이며, 때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습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일이 뜻대로 될 때에도 자만하지 않고, 절망의 늪에 빠졌다 할지라도 실의에 잠기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물러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관우는, 물이 말라버린 강 가운데의 모래톱을 둘러보다가 한쪽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습니다. “저기를 좀 보십시오. 저쪽 물가에 흙 범벅이 된 벌레 같은 것들이 여럿 보이지 않습니까? 저것은 벌레도 아니고 두더지도 아닙니다. ‘이어’(泥魚)라는 물고기입니다. 이어는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잘 알고 있어서, 가문 날이 계속되어 강물이 마르면 저처럼 머리부터 꼬리까지 온몸에 진흙을 발라 며칠이고 누운 채 지냅니다. 그러면 먹이를 찾는 새에게 잡아먹히는 일도 없으며, 물이 마른 강바닥을 몸부림치며 돌아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몸 가까이에서 물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면 곧 진흙 옷을 벗어버리고 찰싹찰싹 헤엄을 치기 시작합니다. 일단 헤엄을 치기 시작하면 그들 세계에 강물이 있고, 또 빗물이 있기에 자유로이 노닐며 더는 궁함을 알지 못하게 됩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물고기 아닙니까? 이어와 인생, 인간에게도 이어처럼 인내를 해야 할 시기가 몇 번씩은 찾아오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관우의 말에 모두들 이번에 겪은 패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관중(요시카와 에이지 편), 삼국지 5 - 몸을 일으키는 용(지우출판, 2014), 전자책 356/751.

 

적응

 

관우의 말은, 전쟁에서 지는 것이야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한번 졌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이겁니다. 인생에서도 실패란 언제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진리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실패를 본인이 겪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거기가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겪는 일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이 자기 일이 되면 앞이 안 보입니다. 헤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속히 그 절망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어쨌든 살아남아야 됩니다. 무조건 생존해야 됩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바울이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빌립보서 4:12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굶주리거나, 풍족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습니다.” 부유할 때는 풍족하게 살줄도 알고 비천하게 되었을 때는 비천하게 살줄도 아는 것! 말은 쉬울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적응할 줄 아는 비결을 배워야 됩니다. 이 비결을 어디서 배울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 배워야지요.

 

동양의 고전 가운데 대학(大學)이란 책이 있습니다. 거기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군자는 자기가 있는 자리에 따라 도를 행하고 그 밖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 있으면 부귀한 대로 행하고 빈천에 처해 있으면 빈천한 대로 행한다. 오랑캐 땅에 처해 있으면 오랑캐 대로 행하고, 환난에 처해 있으면 환난 대로 행한다. 군자가 들어가 자득(自得)하지 못할 곳이 없다.” 중용 14. 최준하 역해 편, 대학(大學)ㆍ중용(中庸)(청아출판사, 2014), 전자책 159/242. 동양이나 서양이나, 지혜로운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이렇게 비슷합니다.

 

반전(反轉)

 

어떤 경우든 일단 생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처한 현실에 적응하고 살면서 기다리면 반전(反轉)의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그렇다고 그 기회가 아무나에게 오지는 않습니다. 때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옵니다. 우리가 흔히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요. 왜 나만 이렇게 괴로운가, 왜 내 인생만 이렇게 꼬이는가, 친구들은 잘 나가고 있는데 왜 나만 이렇게 궁상을 떨고 있는가, 등등의 생각 말입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아직 여러분의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개나리가 피는 계절이 따로 있고, 철쭉이 피는 계절이 따로 있습니다. 감자 꽃이 피는 때가 따로 있고, 호박꽃이 피는 때가 따로 있습니다. 여러분의 동료나 친구가 꽃을 피우는 시기가 따로 있고 여러분의 꽃이 만개할 시기가 따로 있습니다.

 

제가 농사꾼은 아닙니다만, 옆에서 보면요, 식물들이 자라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모릅니다. 콩잎은 날 때부터 콩잎이에요. 수박은 탁구공 만할 때부터 수박이에요. 사과 열매 처음 맺힌 것 보셨나요? 모양은 작지만 영락없는 사과입니다. 사과가 자라서 수박이 안 되고, 콩이 자라서 탱자가 되지 않습니다. 콩은 콩이고 탱자는 탱자에요. 각기 자기의 삶이 있고 각기 자기의 운명이 있는 겁니다. 매화가 피었다고 진달래가 그것을 부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전도서 8:6입니다. 우리가 비록 장래 일을 몰라서 크게 고통을 당한다 해도,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고 알맞은 방법이 있다.”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인내하며 기다리면 반드시 꽃 피울 날이 옵니다. 여러분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알맞은 때가 있고 알맞은 방법이 있습니다. 이사야서 42:16입니다. 눈 먼 나의 백성을 내가 인도할 것인데, 그들이 한 번도 다니지 못한 길로 인도하겠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거친 곳을 평탄하게 만들겠다. 이것은 내가 하는 약속이다. 반드시 지키겠다.”

 

맺는 이야기

 

우리의 어두운 앞길을 하나님께서 광명으로 비추어주실 그날, 우리의 거친 앞길을 하나님께서 평탄하게 만들어주시는 그날! 그날을 기다리며 희망을 가지고 기쁘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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