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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믿을 놈 없다고요?

by 마을지기 posted Sep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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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본문 사무엘기상 18:3-4
설교일 2018-09-16
설교장소 구미 한울교회
설교자 전대환
설교구분 주일
사용처 1. 20181003 이옥분.
2. 20181010 경북보건대학교.

성서 본문

 

요나단은 제 목숨을 아끼듯이 다윗을 아끼어, 그와 가까운 친구로 지내기로 굳게 언약을 맺고, 자기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다윗에게 주고, 칼과 활과 허리띠까지 모두 다윗에게 주었다.

 

사무엘기상 18:3-4

 

들어가는 이야기

 

한 해 가운데서 가장 쾌적한 계절입니다. 그런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체질상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는 분들도 있지요. 우리 몸을 하나님께 맡기고 믿음 가운데서 잘 보살펴야겠습니다. 오늘도 믿음을 간직하고 하나님 앞에 나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가을 하늘처럼 쾌청하게 펼쳐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좋은 친구란?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 이야기인데요, 제 마음에 너무나 와 닿는 말이라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영국의 한 출판사에서 상금을 내걸고 독자들을 상대로 공모행사를 했습니다. 주제는 친구였습니다. 친구란 무엇인가, 그 정의를 적어서 내면 뽑아서 상을 주겠다는 것이지요. 응모작이 수천 개나 접수되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선발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친구란 기쁨은 곱해주고, 고통은 나눠 갖는 사람이다.” “친구란 나의 침묵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친구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다.” 하지만 1등은 따로 있었습니다. 1등으로 선정된 글은 무엇인가 하면 이것입니다. “친구란 온 세상 사람이 다 내 곁을 떠났을 때 내 곁을 찾아오는 사람이다.” 용혜원, 아침을 여는 한 줄의 글이 성공을 만든다(책만드는집, 2004), 83.

 

이 내용을 SNS에 올렸더니 어떤 분이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온 가족이 외면해도 언제나 나를 반겨주는 우리 강아지 푸피!”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도 그렇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만큼 끝까지 주인을 따르는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이 그렇게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그 가운데는 늙고 병들어서 자기를 반겨주지 못하면 내다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면에서 동물이 어떻게 보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도 듭니다.

 

동물은 그렇다고 치고 사람이 개만도 못하면 안 되잖아요. 여러분에게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거꾸로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그런 친구입니까? ‘온 세상 사람들이 그를 비난하면서 떠나도, 나는 그 친구의 편이 되어줄 거야!’ 그런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은 멋진 친구입니다.

 

비가 억수로 퍼붓던 날

 

만해 한용운 선생이 어느 날 길에서 육당 최남선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 만해, 오랜만일세.” 만해는 육당을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육당은, “이봐, 만해. 나야, 날세!” 하면서 급히 쫓아왔습니다. 그때 만해는 휙 돌아서서 육당을 노려보았습니다. 육당은 슬금슬금 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육당은, 삼일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함께 썼던 오랜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육당은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만해가 그렇게 매몰차게 대했던 것입니다.

 

민족대표 33인 가운데서 대부분이 절개를 굽히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만해는 끝까지 일제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변절자 최린(천도교 대표)이 어느 날 성북동 한용운의 집을 찾아왔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최린은 대문을 두들기면서 주인을 불렀습니다. “만해! 만해!” 방 안에 있던 만해는 안방을 향해 부인을 불렀습니다. “여보! 꼬락서니조차 보기 싫은 사람이 날 찾는 모양인데 나가서 없다고 하구려.” “내 집 찾아온 손님인데 어떻게 그래요?” “시키는 대로 해요.” 부인이 나가서 그대로 말했습니다. 그때 방에 있던 딸아이(영숙)가 문간으로 쫓아 나왔습니다. 소녀를 본 최린은 너 참 귀엽게 생겼구나!” 하면서 안 호주머니를 뒤적뒤적하더니 1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주었습니다. “어른이 주는 거니까 받아라.”

 

부인으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은 한용운은 버럭 화를 냈습니다. “그걸 왜 받도록 놔뒀소? 어서 빨리 우산이나 내놔요.” 만해는,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것을 무릅쓰고 그 길로 최린의 집을 찾아가서 100원짜리 지폐를 되돌려주고 왔습니다. 그때 돈 100원이면 쌀을 열대여섯 가마니나 살 수 있는 거액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만해네 식구들은 끼니가 없어 고구마로 연명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임중빈, 만해 한용운(범우사, 2015), 전자책 399/493. 육당도 그렇고 최린도 그렇고, 일제강점기 초기에는 민족대표를 자처하며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십 수 년 지나니까 사람이 변해버렸습니다.

 

좋은 친구 되기

 

세상 사람들이 다 떠나도 끝까지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좋은 친구라고 했지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놓고 생각해볼 때,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버리고 일본 편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만해 한용운은 해방을 1년 남겨두고 죽을 때까지 나라를 사랑했습니다. 이 양반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것이 최후의 일인까지 일본과 싸우자!”였습니다. 조선 천지가 일본판이 되더라도 죽기까지 나라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각오지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그런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번듯한 나라의 국민으로 살 수 있는 겁니다. 1937, 일본이 중국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대동아전쟁이 점점 치열해지던 1940년대 초에는 이른바 대다수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친일파가 되어서 학도병에 지원하라고, 정신대에 자원하라고, 자기 나라 젊은이들을 닦달했습니다. 그러나 만해 한용운을 비롯한 몇몇 애국지사들은 온갖 핍박과 회유를 물리치고 항일정신을 잃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고 흔히 말하지요. 그분들은 이 말이 옳지 않음을 몸소 보였습니다.

 

술 먹을 때는 친구가 천 명이지만 정작 어려움을 겪을 때는 한 명도 안 남는 것이 인심(人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면, ‘믿을 놈 하나 없는 세상에서 몇 안 되는 믿을 놈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를 위하여 몇 안 되는 믿을 놈이 되어야 합니다. 친구를 위하여 몇 안 되는 믿을 놈이 되어야 합니다.

 

맺는 이야기

 

다윗의 친구 요나단은 비록 다윗을 죽이려고 덤벼드는 원수 사울의 아들이었지만, 제 목숨을 아끼듯이 다윗을 사랑했습니다. 자기의 왕자 자리까지 다윗에게 넘기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믿을 놈 없는 세상에서 요나단은 다윗에게 가장 믿을 만한 친구였습니다.

 

요한복음서 15:13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사람이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그렇게 말씀하신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목숨을 내어주셨습니다. 그분은, 온 세상이 다 우리 곁을 떠나도 끝까지 저와 여러분 곁을 찾아오실 분입니다. 온 세상이 나를 떠났을 때 내 곁을 찾아오는 친구! 그런 친구를 가지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런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다윗에게 요나단이 바로 그런 친구였습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이 바로 그런 친구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믿을 놈 없는 세상에서 몇 안 되는 믿음직한 친구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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