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고추 부대

by 마을지기 posted Mar 18, 2005
Extra Form
보일날 2005-03-19
실린날 2004-10-24
출처 문화일보
원문 우리 선조들은 날이 따스해지면 산마루에 올라 바깥 구경 못한 거시기를 내놓고 바람을 쐬어 습기를 제거하고 자연의 정기를 받아 양기를 강하게 했는데 이를 ‘거풍’이라 했다.

자취생 철수가 돗자리를 들고 옥상에 올라가 책을 보던 중 햇볕이 좋고 마침 ‘거풍’이 떠올라 아랫도리를 내리고 누웠다가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마침 한 건물에 사는 영숙이 이불을 널려고 올라와서는 이 광경을 보고 말았다.

“어머, 지금 뭐하는 거예유?”

발칙한 철수가 상황 수습 못하고 한다는 소리가...

“고추 말리는 중인데요~.”

영숙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옷을 내리더니 철수 옆에 나란히 누웠다.

철수: 아니, 뭐하는 거예요?

영숙: 나도 고추 부대 좀 말릴라구유∼.

그날 저녁, 공교롭게도 집 앞에서 둘은 또 마주쳤다. 영숙이 배시시 웃으며 철수에게 하는 말.

“고추 다 말렸으면 부대에 담아야쥬∼.”
쌓아 두었던 물건을 바람에 쐬는 것을
우리말 사전에는 거풍(擧風)이라 했습니다.
다락에 쌓아두었던 책들,
장농 속에 들어 있던 겨울 이불,
고추장, 된장 독까지 거풍이 필요합니다.
거풍하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그런데 거풍까지는 좋은데
고추를 아무 부대에나 넣으면
큰 코 다칠 일이 많습니다.

이야기마을 웃음샘

전대환의 유머 이야기

List of Articles
번호 보일날 제목 조회 수
1678 2015-10-12 이삼일쯤 나를 보지 않는 건? 2028
1677 2012-05-03 선생님과 아이 23660
1676 2011-05-24 아가씨와 아줌마 차이점 14849
1675 2011-05-20 ‘ㅃㅅㅁ’의 비밀 6317
1674 2011-05-17 “아가씨! 이거 모두 쓰세요!” 6278
1673 2011-05-04 속마음 6644
1672 2011-04-26 카드 게임 6717
1671 2011-04-22 인디언 노인의 충고 6620
1670 2011-04-21 싸움에 진 이유 6092
1669 2011-04-20 미운 상사 골탕먹이기 6464
1668 2011-04-19 공대생에게 기적이란? 6140
1667 2011-04-18 어떤 결혼예식 5839
1666 2011-04-15 골퍼와 노루 6049
1665 2011-04-14 사랑 5927
1664 2011-04-13 날마다 생일 5841
1663 2011-04-11 붕어빵엔… 6244
1662 2011-04-01 프로그래머 남편 6452
1661 2011-03-31 낯선 문자 5019
1660 2011-03-30 말 못할 사정 5176
1659 2011-03-29 학수고대 50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4 Next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