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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 첫날 황당했던 일

by 마을지기 posted Feb 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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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날 2009-02-05
실린날 2001-12-16
출처 이야기나라
원문 가슴 설레던 의대 본과 일학년 첫날 오후 우리는 모두 해부학 수업을 듣기 위해 해부실로 갔습니다. 모든 시신들은 하얀 천으로 덮여 있더군요.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장소가 장소인 만큼 모두 엄숙한 표정으로 교수님이 들어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죠. 잠시 후 교수님이 들어오신 후 우리는 간단한 기도를 하고 ― 카톨릭 계통의 학교임다 ― 교수님의 간단한 훈시(?)를 들어야 했습니다. 교수님의 말씀...

"시체 해부는 의술을 배우는 데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수업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해부학을 성공적으로 마스터하는 데 가장 필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대담성입니다. 자, 모두 나를 따라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시면서 이 교수님이 갑자기 자기 손가락을 자기 앞에 있는 시체의 항문에 푹 꽂았다 빼더니 입으로 쭉 빠시더라고요. 모두들 어이없는 표정을 잠시 지었지만 그 엄숙한 분위기에 압도된 우리들은 그대로 따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야! 의사가 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교수님이 계속 말씀을 이어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두 번째는, 예리한 관찰력입니다. 내가 검지 손가락을 항문에 꽂고 중지 손가락을 빨았던 그런 장면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예리한 관찰력이 여러분들에게 필요합니다."
사람 몸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
기증 받은 시신을 가지고 수업하는
'해부학' 첫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좀 '거시기'합니다.

시신을 별 감정 없이 대해야 하는 대담성과,
예리한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교수님의 방법이 좀 '거시기'한 듯.

이야기마을 웃음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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