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환의 항암일기

혈액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입니다. 증상과 치료과정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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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완역 및 해설

출처: 전대환 저, 《공자제곱》(이야기마을, 2019)



<11-25>

 

자로(子路)와 증석(曾晳)과 염유(冉有)와 공서화(公西華)가 공자를 모시고 둘러 앉아 있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으로서 말한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내게 말해보아라. 너희는 평소에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는데, 만일 사람들이 너희의 능력을 알아준다면 너희는 무엇을 하겠느냐?”

 

자로(子路)가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전차(戰車)를 천 대 이상 가지고 있는 큰 나라가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대군(大軍)의 공격을 받아 기근(饑饉)을 만나는 등 피폐해졌을 때 저 유(由)가 그 나라를 다스리게 된다면 삼 년 안에 백성들을 용맹스럽게 만들어 난국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공자께서는 빙긋이 웃으셨다.

 

“구(求)야, 너는 어떠냐?”

 

구가 대답했다.

 

“사방 육칠십 리 또는 오륙십 리 되는 땅을 저 구(求)가 맡아 다스리게 된다면 삼 년 안에 백성의 살림살이를 풍족하게 만들고, 예(禮)와 악(樂)의 기초를 다지겠습니다. 그렇게 해놓은 뒤에 군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적(赤)아, 너는 어떠냐?”

 

적이 대답했다.

 

“제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배우고자 하는 마음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종묘(宗廟)에 제사를 지낼 때나, 크고 작은 예식이 있을 때, 예복과 예모를 착용하고 집례를 보좌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점(點)아, 너는 어떠하냐?”

 

점은 여유롭게 거문고를 타고 있다가 연주를 마감하는 줄을 튕기고는 거문고를 내려놓고 말했다.

 

“제 생각은 앞에서 말한 세 사람의 멋진 생각과는 다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상관이냐? 각기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니 괜찮다. 말해보아라.”

 

“그러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같으면 늦은 봄날에 봄옷을 갖추어 입고 갓을 쓴 성인(成人) 대여섯 사람과 아이 예닐곱 명과 함께 기수(沂水)*에 가서 목욕을 한 뒤에 무우(舞雩)**에서 바람을 쐬고서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겠습니다.”

 

공자께서 경탄하며 말씀하셨다.

 

“나도 점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

 

세 사람이 나가고 증석(曾晳)만 남았을 때 증석이 여쭈었다.

 

“스승님, 저 세 사람의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각기 제 생각을 말한 것인데 왜 그러느냐?”

 

“아까 유(由)가 말했을 때는 왜 웃으셨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는 예법(禮法)이 있어야 하는데 그 어려운 일을 [유(由)는] 너무 쉽게 말을 하더구나. 그래서 내가 웃었다.”

 

“구(求)가 말한 것도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사방 육칠십 리 또는 오륙십 리 되는 곳을 두고 나라가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적(赤)이 말한 것도 역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는 일이나 각종 예식은 제후들이 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 그런데 적(赤)은 그런 일에서 보좌역이 되겠다고 했다. 자기보다 큰일을 할 만한 사람이 없을 텐데도 그런 말을 하는구나.”

 

子路曾晳冉有公西華 侍坐

자로증석염유공서화 시좌

子曰 以吾一日長乎爾 毋吾以也

자왈 이오일일장호이 무오이야

居則曰 不吾知也 如或知爾 則何以哉

거즉왈 불오지야 여혹지이 즉하이재

子路 率爾而對曰

자로 솔이이대왈

千乘之國 攝乎大國之間 加之以師旅 因之以饑饉

천승지국 섭호대국지간 가지이사려 인지이기근

由也 爲之 比及三年 可使有勇 且知方也 夫子哂之

유야 위지 비급삼년 가사유용 차지방야 부자신지

求爾 何如 對曰 方六七十 如五六十

구이 하여 대왈 방육칠십 여오륙십

求也爲之 比及三年 可使足民 如其禮樂 以俟君子

구야위지 비급삼년 가사족민 여기례악 이사군자

赤爾何如 對曰 非曰能之 願學焉

적이하여 대왈 비왈능지 원학언

宗廟之事 如會同 端章甫 願爲小相焉

종묘지사 여회동 단장보 원위소상언

點爾 何如 鼓瑟希 鏗爾舍瑟而作

점이 하여 고슬희 갱이사슬이작

對曰 異乎三子者之撰 子曰 何傷乎 亦各言其志也

대왈 이호삼자자지찬 자왈 하상호 역각언기지야

曰 莫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왈 막춘자 춘복기성 관자오육인 동자육칠인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 夫子 喟然嘆曰 吾與點也

욕호기 풍호무우 영이귀 부자 위연탄왈 오여점야

三子者出 曾晳後 曾晳曰 夫三子者之言 何如

삼자자출 증석후 증석왈 부삼자자지언 하여

子曰 亦各言其志已矣 曰 夫子何哂由也

자왈 역각언기지이의 왈 부자하신유야

曰 爲國以禮 其言不讓 是故哂之

왈 위국이례 기언불양 시고신지

唯求則非邦也與 安見方六七十 如五六十而非邦也者

유구즉비방야여 안견방육칠십 여오륙십이비방야자

唯赤則非邦也與

유적즉비방야여

宗廟會同 非諸侯而何 赤也爲之小 孰能爲之大

종묘회동 비제후이하 적야위지소 수능위지대

 

*산둥성(山東省) 곡부(曲阜)의 남쪽으로 흐르는 강의 이름.

** 기수(沂水) 가에 있는 제단. 노(魯)나라 사람들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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